Mises Wire
지대추구가 국가를 가난하게 만드는 방식
김행범 역
개발경제학(development economics)의 가장 근본적 문제의 하나는 경제가 어떻게 성장하는가이다. 독자들이 알다시피 경제란 경제 자유, 곧 재산권, 시장의 등장 및 재화들의 교환비율(가격)을 통해 성장한다. 더 나아가 그런 일련의 일들은 경제 계산(economic calculation)을 가져온다. 그러나 그런 조건들만 있으면 경제발전에 충분한가? 즉 국가가 발전하려면 재산권만 있으면 되는가?
답은 ‘아니오’이다. 국가 곧 정부가 존재하는 한 정치인의 행동을 제약할 필요가 있다. 게임에 대한 규칙, 곧 정치과정에 대한 규칙이 있어야 한다. 재량, 곧 게임 규칙을 깨어버릴 능력이 있는 한 가치(혹은 ‘부’富) 파괴의 한 형태인 지대추구는 국가를 가난하게 만들 것이다.
지대추구란 무엇인가?
위에서 말한대로 지대추구는 가치 파괴의 한 형태이다. 그러나 기업가(entrepreneur)에 대한 커즈너식(Kirznerian) 정의에 의하면 그런 행위는 기업가정신에서 나온 역할의 하나이며, 곧 이윤 기회(profit opportunity)를 실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대추구(rent seeking)와 이윤추구(profit seeking)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즉 둘 다 기업가정신에서 나온 모습이다. 물론 그 차이는 지대추구가 가치 파괴적임에 비해 이윤추구는 가치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지대추구”(rent seeking) 속 “지대”(rent)라는 말에 대해 혼란이 있을지 모르겠다. 경제학에서 지대란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을 초과하여 지불된 부분, 즉 이윤이다. 따라서 지대추구는 기업이 그 기회비용 이상의 댓가를 추구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윤추구와는 달리, 지대추구는 정치과정을 통해서 나타나는 바, 즉 기업은 정부 입법을 통해 이윤을 얻기 위해 로비활동을 하고 자원을 지출해야 한다. 다시 말하거니와, 기업가정신에 대한 커즈너식 해석에 의하면 그런 행위들은 이윤 기회(profit opportunities), 곧 인위적 희소성으로 만들어진 지대가 주는 매력에 이끌린 행동에서 나온 부산물이다.
그러나 지대추구는 엄청난 후생 손실을 가져온다.1) 예컨대, “관세, 독점 및 도둑질의 후생 손실”에서 지대추구라는 말의 창안자 중 한 명인 고든 털럭(Gordon Tullock)은 지대를 차지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인 관세에 대한 비용은 하버거 삼각형(후생 손실을 측정하는 Harberger triangle)에 의해서는 완벽히 포착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했다.
지대추구의 후생 비용에 대해 털럭이 최초로 행한 연구 이전에 주류 경제학은 관세의 비용을 과소평가했다. 말하자면, 주류 경제학에 따르면 관세 비용은 단지 사중적 손실(死重的損失 deadweight loss)로 측정되고 그렇게 그래프로 표시되었다. 그러나 털럭이 말했듯이,
이런 과정에 의해 무시된 많은 비용들이 있다 ... 관세를 거두려면 실제로 돈을 걷는 세관원 등, 밀수를 막는 연안경비대에 돈을 지출해야 한다.2)
털럭이 보여주었듯이, 관세는 단순히 부(富)를 이전(transfer)하는 것 이상이다. 즉, 그것은 생산자들이 소비자 잉여를 훔쳐가는 것인데, 왜냐하면 그러한 입법에는 엄청난 비용, 즉 다른(역주: 더 생산적인 분야에) 쓰일 수 있었던 소중한 자원들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털럭의 명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자동차 수입을 못하게끔 연방정부가 관세를 부과하도록 하기 위해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자원을 쓴다고 상상해보자. 위에서 말했듯이 주류 경제학은 그런 입법을 단지 부(富)의 이전(transfer of wealth), 즉 소비자의 희생으로 생산자가 소득을 얻는 것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러나 털럭이 강조했듯이 여기에는 더 많은 스토리가 들어있다: 개인들이 수입차를 구매한다는 것은 미국 생산자들이 희소한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해 왔음이 틀림없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왜냐하면 외국 생산자들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더 잘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런(역주: 자동차 수입을 막으려는) 관세는 그런 로비 결과로 나온 미국 자동차의 생산에 자원이 잘못 배분되어 있다는 것뿐 아니라 자원이 그 제도 시행을 위해 로비하는데 잘못 쓰여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역주: 미국 소비자가 미국 차를 외면하고 수입 차를 사는 건 그 자체로 미국 생산자들이 자원을 잘못 배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외국 차 수입을 막겠다고 정치인인 수입 금지법 만들도록 비생산적인 로비 활동에 자원을 들인다면 미국 생산업체들은 자원배분에서 이중의 비효율을 범하는 셈이라는 의미).
더욱이, 자신의 효용을 높이려는 정치인들은 관세 입법을 그저 무작위적으로(randomly) 집행하는게 아니라, 그런 관세 입법이 나오게끔 소중한 자원을 쓰는 기업들에게 이끌려 그런 입법을 집행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정치과정을 시장(혹은 미제스가 말한 카탈락시의(catallactic) 과정으로, 곧 정치인이 자원 즉 돈이나 임기 이후의 일자리와 같은 특혜를 받는 대가로 재산권(독점적 특권)을 거래하는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일단 정치과정이 시장과정과 유사하다는 점과 정치인이 기업을 위해 이윤 기회를 만들 능력이 있다는 점이 명백해지면, 기업들은 그런 지대를 얻기 위해 소중한 자원들을 지출할 것이다. 즉, 자본을 투자하기보다 자본을 소모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다. (역주: 자본 투자에 대한 더 많은 것은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Human Action』 pp. 523-529을 참조하라. 『Human Action』의 번역서로서 민경국•박종운 역, 『인간행동』, 지식을 만드는 지식, 2014가 있다.)
지대추구와 가난
인간 행동에 관한 연구 외에도 경제학의 근본 문제 중 하나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어떻게 경제를 발전시키는가이다. 비록 미제스(Ludwig von Mises)와, 앨치언(Armen Alchian) 및 딤세츠(Harold Demsetz)와 같은 그밖의 사유재산권주의 경제학자들이 합리적 계산을 위한 수단으로 사유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그런 권리들만으로는 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 정부 및 자기 이익에 몰두하는 정치인들이 있는 한, 그리고 그들이 의도적으로 행동-즉 자신의 효용을 증진하고자 하는 한, 그들은 지대를 창출할 것이며 기업들은 그런 정책들을 이윤 기회로 간주할 것이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대로, 기업들은 정부 특히 정치인들이 제시하는 지대를 얻는 데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다. 결국, 털럭이 말했듯이, 지대추구의 전개는 가치 창출이 아니라 가치 파괴를 촉진하는 것이다. 사실, 보몰(William Baumol)이 그의 논문 “기업가 정신: 생산적, 비생산적 및 파괴적인 것”에서 말했듯이 지대추구는 비생산적이며 때로는 파괴적이기까지 하다.3)
정치인에 대한 제약과 생산적 기업가정신의 대두
결국, 정부가 있는 이상 정치인에 대해서 제한이 가해져야 한다. 특히 그들이 지대를 창출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하며, 그것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 파괴적 기업가정신이 아니라 생산적 기업가정신이 나오도록 촉진할 것이다.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가장 큰 차이의 하나는 게임 규칙, 즉 기업가들이 지대가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권장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달려있다.
정치인들에 제한을 설정한다면, 동료들(역주: 소비자를 의미)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철저히 감당하는 기업가들이 나타날 것이다. 이것이 생산적 기업가정신의 한 모습이며 그것이 경제발전을 가져온다.
글쓴이) Jose Orellana
호세 오렐라나는 오스트리아 학파의 경제학을 공부하는 경제학도이며 마약에 대한 전쟁 선포가 오히려 마약을 더 창궐하게 만든다는 “Why the Drug War Makes Drugs More Potent”, 미제스 대학의 수학 경험을 토대로 대학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다룬 “Mises U: What College Should Be”를 미제스 와이어에 기고한 바 있다.
옮긴이) 김행범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원문) https://mises.org/wire/how-rent-seeking-impoverishes-nations